
인도양의 심장, 차고스 제도에 드리운 미중 패권의 그림자
미국이 인도양의 전략적 요충지인 차고스 제도를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은 약 60여 개의 섬과 환초로 이루어진 군도로, 특히 디에고가르시아섬에는 미국의 핵심 군사기지가 위치해 있다. 이 기지는 동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 지역에서의 미군 작전에 필수적인 거점으로 활용되어 왔다. 영국이 오랜 식민 통치 끝에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반환하려 했으나, 미국은 이러한 움직임에 강력히 제동을 걸었다.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모리셔스에 통제권이 넘어갈 경우, 적대 세력의 해상 첩보 활동이 강화될 수 있다는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은 영국의 반환 계획을 저지하며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과 모리셔스의 오랜 약속, 미국의 반대로 흔들리다
당초 영국 정부는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고, 디에고가르시아섬의 미군 기지를 최소 99년간 통제하는 내용의 협정을 지난 해 5월 체결했다. 이 합의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영국과 모리셔스 간의 영토 분쟁을 해결하려는 중요한 시도였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단호한 반대에 부딪히며 협정 이행은 최근 전격 보류되었다. 미국 행정부는 모리셔스가 차고스 제도의 통제권을 행사하게 될 경우, 역내 지정학적 균형이 흔들리고 잠재적인 안보 위협이 커질 것을 경고했다. 특히 모리셔스와 중국 간의 관계를 주시하며, 핵심 군사 거점이 적대 세력의 감시망에 노출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도양 핵심 거점, 달러로 사수하려는 미국의 의지
미국 백악관이 모리셔스로부터 차고스 제도를 직접 매입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전 재무장관이 이 매입안을 직접 마련했으며,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상세히 보고를 마쳤다. 미국은 현재 차고스 제도를 실효적으로 통치하고 있는 영국을 거치지 않고, 영토를 양도받을 예정이었던 모리셔스와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영국의 복잡한 반환 절차와 미국의 기지 공유 협정 수정 필요성 등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차고스 제도의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 핵심 거점을 영구적으로 확보하여 인도양 지역에서의 군사적 우위를 확고히 하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란 문제로 촉발된 미영 갈등, 차고스 제도에 불똥 튀다
차고스 제도의 주권이 완전히 이양되려면 영국과 미국이 1960년대 체결한 기지 공유 협정을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러한 협조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지난 2월, 이란이 핵 협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를 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영국의 협조를 거부한 바 있다. 심지어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 영국이 미군의 기지 사용을 불허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우 실망했다. 양국 사이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차고스 제도를 둘러싼 미국과 영국 사이의 잠재적인 갈등 요소를 명확히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 핵심, ‘절대 포기 못 할’ 차고스
미국은 디에고가르시아섬이 자국의 국가 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 될 군사기지”라는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영 공동 기지를 포함한 차고스 제도 자체를 그 어떤 국가에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특히 중국의 해양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으로서 차고스 제도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비록 매입 방안이 현재 최우선 해결책은 아니지만, 미국이 검토 중인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강력히 고려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모리셔스로부터 차고스 제도를 할양받기 위해서는 우선 영국과 모리셔스 간의 영토 양도 절차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어야 하는 선결 과제가 남아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국제 안보 지형을 바꿀 차고스 제도의 쟁점과 교훈
차고스 제도를 둘러싼 이러한 복잡한 움직임은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선다. 이는 인도양에서의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군사적 요충지를 확보하려는 강대국의 의지와 역사적 주권을 되찾으려는 소국 모리셔스의 염원이 충돌하며 국제 관계의 복잡성을 더하고 있다. 앞으로 차고스 제도의 최종 향방은 이 지역의 안보 지형과 국제법 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대국의 안보 이익과 소국의 주권이라는 두 가지 대의가 어떤 방식으로 조화를 이룰지, 혹은 충돌을 이어갈지가 이 사안의 핵심 쟁점이다.